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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소금 가져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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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줌싸개들 키 씌우고 동네에 얻으러 다닌다는 소금

 그 소금을 학교에서 가져오라고 했다. 

방위비에, 금강산댐 건설비에, 불우이웃 쌀 모금,

결핵협회 크리스마스 씰 판매까지

모금행사가 못 사는 시절에 참 많았다. 

비닐봉지에 소금을 담아서 모아

그 소금을 학교 운동장에 뿌리고 

건설 장비로 운동장 바닥을 다듬어서 

먼지도 안 나고 평평하게 유지하려고. 

육상부, 축구부도 아닌데. 억울한 심정에

 운동장에 놀다 수돗가에서 수돗물로 배를 빵빵하게 채우고 

같은 반 친구와 수도꼭지 손가락으로 비스듬히 막아

물놀이하는 재미로  쌤쌤 퉁치기도 했다. 

수압도 정말 쌔서 수돗가 장난은 여름날의 가장 시원한 놀이다

물론 걸리면 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지만

그렇다고 별관 뒤쪽 수돗가는 그늘지고 화장실 옆이어서 냄새나고 잘 가지 않았다.

물줄기들 사이사이로 빛나는 무지개를 보아야 

제 맛이 아니겠는가? 

수돗가 옆 담벼락 수양버들이 만들어준 그늘에 앉아서 

 멍하니 바람에 날리는 버들가지만 

 바라보다 뛰어올라 잡으려다

 가지 끝도 닿지 못하고 

 돌멩이만 던져본다. 

 본관 4층 대형 원형 벽시계 바늘을 보고

집으로 향했다.

5시 사이렌 소리 나면

꼼작 없이 제자리에

국기에 대한 경례

하기 싫어서라도

빨리 가야 한다.

아침마다 학교 입구에서도 

했는데. 또 하라고!

국기 안 걸리는

비 오는 날이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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