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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연탄불 갈아 본 사람 손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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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는 시인이의 말처럼

연탄을 때는 집이 흔하던 시절이 있었다.(2층 주인집은 기름보일러를 때었었지 )

연탄 한 장 187 원하던 그때, 집 근처 모퉁이에 

OO연탄가게가 있었다.

녹색칠판에 하얀 분필로 주문 수량과 집주소가 간단히 적혀 있었고,

적힌 주문량에 따라 집의 가세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셋방살이를 해도 각 집마다 연탄을 쌓을 곳이 따로 있어서( 화장실 옆에 창고 등에)

혹시 모를 연탄도둑에 대한 나름대로의 방책도 집마다 세우고 있었다. 

화력을 다하고 엷은 황톳빛으로 변한 연탄들이

집 대문 옆 쓰레기통에 차곡차곡 쌓여 있으면

녹색  나무판을 양옆에 세운 리어카 청소부가 

다 타버린 연탄을 치웠었다. 

 부엌엔 UN성냥통과 연탄집게, 금속제 연탄 통

불붙이탄(?)이라 불리던 납작한 착화탄이

집에 항상 구비돼 있어야 했고.

연탄을  꺼뜨리지 않고 제 때에 갈아주어야

방구석도 따뜻하고 요리도 할 수 있었다. (석유풍로도 있었지만)

어린 시절 집에 국민학교가 파하고 지하방 집에 오면

가방을 던져 놓고 연탄 가는 걸 먼저 해야 했다. 

무겁고, 뜨거운 쇠뚜껑을 고리 집게를 사용하여 한편에 두고 

불씨가 남아 있는 위 연탄을 먼저 들고, 거의 타버린 아래쪽 연탄을 옮겨야 했다.

만약에 두 연탄이 들러붙어 줄줄이 비엔나처럼 엮어 나오면

땅에 옆으로 뉘어서 연탄집게나 함석판 쓰레받기로 그 사이를 힘 있게 쳐서 

갈라놓고, 불씨가 남아 있는 위 연탄을 아궁이 아래에 다시 넣고, 

그 위에 새 연탄을 올려놓는데, 여기서 주의할 점 하나

위, 아래 연탄구멍을 맞추어야 연탄이 잘 탄다. 

또한 빨간색 플라스틱 공기 덮개도 잘 조정해야 다음 연탄 갈 시간까지 

버틸 수 있다. 그때 피어오르는 연탄가스 냄새에 숨을 참으며 연탄집게를 돌려 구멍을 맞추곤 했다.

연탄 불완전 연소를 해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면 연탄가스 중독으로 많은 가난한 사람이 죽어가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기도 했었다. (동치미 국물도 많이 찾았다.)

 연탄을 다 간 다음에는 연탄 보일로 뿌연 물통에 물을 채워야 방바닥 아래 엑셀 파이프를 타고 뜨거워진 물이

돌고 돌아 방을 데워(데워를 습관적으로 이렇게 발음한다) 주었다.

그 후에 밥을 차려 먹고 나가 놀 수 있었다.

 연탄 들어오는 날은

 무척 행복했다. 

 지금은 어떤 때가 행복한지

 선뜻 말할 자신이 없다.

 나를 따뜻하게 해 주고 있는 건

 뭘까?  

모든 걸 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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