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일이 생겨 조퇴를 했다. 미리 요청을 했고
나로 인해 내일로 회의가 미뤄졌다.
점심 급식 후 아이들이 가고 홀로 남은 교실에서
이제 마스크를 벗고 나의 배를 채울 수 있었다.
교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전학 간 학생의 업무 처리를 위해 나이스 버튼 하나를 눌러주면 된다고
'조퇴 곧 한다고, 내일 하면 안 되는지? 말을 전했다.
하지만 곧 수긍하고 젓가락을 식판 위에 올려놓고
나이스에 접속했다.
내가 얼굴도 못 본 친구는 이름만 남아 우리 반이 되어 있었다.
설명이 부족했는지 그 버튼을 찾는데 다시 수 분이 흘렀다.
다시 전화를 걸어 화면 상황을 설명하고 맞는지 확인했다.
이제 밥을 입에 퍼 넣으며 식사를 마무리하고
급식차를 정리했다.
학생들이 잔반 처리하며 흘린 국물이 교실 앞에 흔적이 남았다.
서둘러 닦고 급식차를 복도 가운데에 두고 연구실에 가서
학생 이름과 주소가 적힌 포스트잇을 추가로 학습꾸러미에 붙이고
교실 정리를 했다. 늦었다 10분을 더
10분의 시간에 다 깔끔하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언가를 포기하고 선택해야 가능했지만
대부분 내 시간을 포기해야 했다.
오늘도 다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시, 공간에서
무엇을 선택하든 영향을 주고받는다.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시간의 동시성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일상에 녹아든 통신기기들을
EMP 폭탄 투하로 잠시 꺼두고 싶은 날이다.
10분 동안만
JUST TEN MUNITES!
728x90
반응형
'학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층에서 본 운동장, 눈 오던 날에 (0) | 2021.03.06 |
---|---|
선생님 이번에는 어느 무덤으로 소풍가나요? (0) | 2021.02.28 |
새교실 새소독. 내손은 마미손~ (0) | 2021.02.28 |
엄마, 이거 다 오늘 받은 종이에요. 이번 주에 꼭 내야 해요. (0) | 2021.02.28 |
폐휴지수거 차량, 반갑습니다.~ (0) | 2021.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