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월 말은 새 학기 교실 이동으로 인해
묵혀놓은 것들을 밖으로 꺼내어 정리를 하게 된다.
이 기회에 정리를 안 하면 대부분 1년을 또
방치하다가 다음 해를 맞이하게 된다.
학교에서 버리는 물건들은 다양하다
컴퓨터 책상, 부서진 분리수거함, 흔들거리는 간이 책장, 학생들 관련 학습지, 상장틀,
A4파일, 서류, 과학모형, 연도 지난 비디오테이프 플레이어까지,
버리는 것으로 시작해서 채우는 것으로 끝나는 1년이 다시 돌아왔다.
작년 교과서를 처리해야 한다. 학습지도 폐기해야 하고,
학기 중 여름방학 전에도 교과서를 정리하지만
새 학기 시작 전에 더 많은 양의 교과서를 처리하고
거기에 도서관에서 폐기된 책을 더하면 상당하다.
그 날이 폐휴지 수거하시는 분들께는 대목일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 19로 학생들 교과서를 모아서 거두어 놓지 못했다.
새로운 교과서를 교실로 날랐다.
같이 온 전자저작물이 USB에 담겨 나오고(컴퓨터도 이제 CD, DVD 플레이어를 달고 나오지 않으니까.)
각종 교육사이트에서 여러 형태로 학습자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평소에는 교과서 저작물을 잘 사용 안 하다가 코로나 19로 인해서 사용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폐휴지 수거 차량이 더 이상 오지 않을 미래가 곧 가까워질 것이다.
그 시대가 오면 종이만 없어지지는 않겠지.
물건을 버리는 누군가가 있으면 그것을 치우는 누군가가 있었다.
치우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종이가 사라지고 물건을 버리는 우리들도
언젠가는 의미 없이 사라질 것이다.
누군가의 수고와 의미가 묻어 있는 물건이어서, 추억이 담겨서
버리기를 망설이지 않아도 되는 시대. Al교육이 올 때면.
인간 역사에서 중요했던 종이의 의미가 이제는 조용히 잊히고 있다.
새 학기 교육과정 출력한 종이들처럼
'"폐휴지 수거 차량이 왔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버리실 폐휴지 갖고 1층, 뒤쪽 현관문으로 내려와 주세요."
반가운 손님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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